단국대학교 2026 인문 계열 오후
1 / 2인문 계열 / (오후) 문제1
0분 0초인문 계열 / (오후) 문제1 1)분량 250자 내외
[가]와 [나]의 핵심 내용을 각각 요약하시오.
참조 제시문 [가],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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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 계열 / (오후) 문제1 2)분량 350자 내외
[가]와 [나]에서 진단한 사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다]의 (자료1)~(자료4)에서 제시한 방안을 각각 설명하시오.
참조 제시문 [가], [나],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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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 계열 / (오후) 문제1 3)분량 400자 내외
[라]와 [마]의 등장인물 '교수'와 '남자'는 각각 감독관과 회사 상사의 요구대로 움직인다. [가]와 [나]의 관점에서 '교수'와 '남자'가 놓인 문제 상황의 원인을 설명하고, [다]의 자료를 모두 활용하여 해결 방안을 제시하시오.
참조 제시문 [가], [나], [다], [라],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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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시문 (5)
[가]
'빨리빨리'나 '좀 더 빨리'가 일상어가 된 지금 우리가 사는 사회는 미친 가속의 체제다. 속도를 빠름의 정도로 간주하기에, 빠름이 미덕이 되고 빠름이 능력이 된 사회다. 그래서 우리는 어느새 그 속도에 홀려, 경쟁적인 가속의 흐름에 말려 자신의 속도를 잃고 달려가고 있다.
……(중략)……
이 미친 속도의 강박증을 말하면서 자본을 말하지 않는다면 치명적인 누락이 될 것이다. 왜냐하면 속도의 미덕을 강박으로 바꾸고 속도에 사활을 거는 것을 외적인 강제로 만드는 것은 바로 자본이기 때문이다. …(중략)… 시간이 돈이기에 같은 시간이면 최대한 일을 빨리 처리하는 것 또한 그대로 돈이 된다. 생산도, 유통도, 소비도 모두 빠를수록 돈이 된다. 속도가 돈인 것이다.
……(중략)……
한 철학자가 지금 우리가 사는 시대에 '속도의 파시즘'이라는 이름을 붙인 것은 이런 맥락에서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일이다. 빠른 속도 그 자체는 미덕도 악덕도 아니지만, 그것이 누구나 따라가야 할 강제와 강박이 되어 한결같이 빠름을 추구하는 사회는 파시즘적 사회라고 해야 하니까. …(중략)… 세상의 실에 매달려 그 세상이 움직이는 속도로 춤추는 인형에게 그 춤은 자신의 춤이 아닐 것이다. 자기 속도를 가질 때, 우리의 삶은 춤이 된다. 자신의 삶이 된다.
출처 — 고형진 외, 『고등학교 독서』, 동아출판, 2019, 64~66쪽
[나]
[1936년에 제작된] 〈모던 타임즈〉는 찰리 채플린이 만든 마지막 무성영화다. 톱니바퀴에 낀 채 웃고 있는 채플린의 모습은 산업화의 물결에 적응하지 못한 채 방황하는 현대인의 모습을 나타낸다. 찰리가 일하는 작업장에는 컨베이어벨트가 쉴 새 없이 돌아가고 있다. 노동자는 각자 맡은 일을 반복한다.
……(중략)……
반복되는 나사 돌리기는 기계 문명에 의해 창조적 노동 행위에서 소외된 상황을 암시한다. 인간에게 '노동'은 먹고 살기 위한 수단이기도 하지만, 그 밖에도 다양한 의미를 지닌다. 인간은 주변 환경을 적극적으로 변화시키려는 욕구를 가진 존재이며, 환경을 변화시키는 과정에서 종종 개인의 창의성과 개성이 발휘되곤 한다. 노동은 이처럼 환경을 바꾸는 작업의 하나로 이해될 수 있다. 노동의 대가는 금전적 차원에서만 거론될 수 있는 것이 아니며, 노동 과정 자체에서 느끼는 보람, 노동 후 만들어진 결과물에 대한 만족감 등도 노동을 통한 성취에 포함된다. 그런데 분업된 노동 환경에서 개인의 창조성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는 박탈된다. 주어진 일을 반복하는 기계로 전락한 인간에게서 노동 주체로서의 능동적 자발성은 찾아볼 수 없다.
과학기술의 발달과 그에 따른 산업화는 인류에게 많은 편익을 제공했지만, 영화에서 보여지는 것처럼 인간의 노동을 기계에 종속시키고, 선량한 개인의 삶을 파괴하는 결과를 낳기도 했다. 〈모던 타임즈〉는 산업 사회 인간이 처한 비극적 상황을 역설적으로 보여준다.
출처 — 『기계에 종속된 '황폐화된 노동' 풍자』, 한겨레, 2007. 10. 21. (재구성)
[다]
(자료1)
칸트(Kant)는 “너 자신과 다른 모든 사람의 인격을 결코 단순히 수단으로 대하지 말고, 언제나 동시에 목적으로 대하도록 행위 하라.”라는 정언 명령을 제시한다. 이는 인간의 존엄성과 인격의 존중을 담고 있는 말이다. 인격은 수단적 가치를 지닌 사물과 달리 절대적 가치를 지닌다는 것이다. 따라서 칸트는 모든 인간이 존엄한 존재로서 존중받아야 한다고 보았다.
출처 — 류지한 외, 『고등학교 윤리와 사상』, 비상, 2019, 140쪽 (재구성)
(자료2)
인간이 다른 존재와의 관계에서 수동적으로 영향을 받음으로써 생겨나는 느낌을 스피노자(Spinoza)는 정념*이라 부른다. …(중략)… 인간은 불완전하고 유한한 존재이기 때문에 늘 정념에 사로잡히기 쉽다. …(중략)… 우리가 자신의 존재를 온전히 보존하고 실현하려면 궁극적으로 다른 존재의 영향으로 인한 정념의 지배에서 벗어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렇다면 인간이 정념의 지배로부터 벗어나는 길은 무엇일까? …(중략)… 인간이 정념의 지배에서 벗어나는 길은 정념에 대해 객관적인 인식을 갖는 것, 즉 정념의 참된 원인을 아는 것이다.
출처 — 박찬구 외, 『고등학교 윤리와 사상』, 씨마스, 2019, 134~135쪽 (재구성)
* 정념: 마음의 움직임과 생각 또는 강하게 집착하여 떨어지지 않는 사랑과 미움의 감정 등을 의미함.
(자료3)
자본주의 시장 경제 체제는 근본적으로 모든 경제 활동을 개인의 자율과 책임에 맡기는 사적 자치의 원칙에 근거한다. 그러나 자본주의가 발달할수록 각종 불평등 문제가 발생하였고, 그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 사적 자치의 원칙에 제한을 두기 시작하였다. 그중 하나가 국가가 사적 영역에 직접 개입하여 규제할 수 있도록 한 사회법이다.
노동법은 사회법의 한 종류로서 근로관계를 규율한다. 국가는 노동법을 근거로 근로관계에 일정한 제한을 가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임금이나 근로 조건은 당사자인 사용자와 근로자가 자율적으로 결정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부당한 임금과 열악한 근로 조건이 적용되지 않도록 국가가 개입하여 최저 임금과 최소한의 근로 조건을 보장하도록 강제한다.
출처 — 김왕근 외, 『고등학교 정치와 법』, 천재교과서, 2019, 170쪽 (재구성)
(자료4)
사르트르(Sartre)는 인간이 신에 의해 본질이나 목적이 계획되거나 창조된 존재가 아니라 우연히 내던져진 존재라고 보고 “실존은 본질에 앞선다.”라고 주장하였다. 예를 들어 컵과 같은 사물은 '물을 담는다.'라는 목적이나 본질이 먼저 존재하고 실제 컵이 만들어지지만, 인간은 미리 정해진 목적이나 본질 없이 먼저 실존한다는 것이다. 그는 모든 인간에게 자유가 주어져 있음을 강조하며 주체적인 선택과 결단에 따라 자신의 삶을 스스로 만들어 나가고 그 결과에 대하여 책임질 때 참된 실존을 회복할 수 있다고 보았다.
출처 — 정창우 외, 『고등학교 윤리와 사상』, 미래엔, 2019, 154쪽 (재구성)
[라]
[앞부분 줄거리] 해설에서 교수의 장녀가 등장하여 관객들에게 가족에 대해 소개한다. 아버지의 직업이 교수라는 점, 아버지의 저서가 열두 권 있으나 그 책은 모두 번역 작품이라는 것을 알려 준다. 장녀는 아버지의 명성과 돈벌이 때문에 자신과 남동생은 걱정할 것이 없는 사람이라고 밝힌다.
졸음이 오는 지루한 음악과 더불어 철문 도어가 무겁게 열리며 교수 등장. 아래위 양복이 원고지를 덧붙여 만든 것처럼 이것도 원고지 칸투성이다. 손에는 큼직한 낡은 가방을 들고 있다. 허리에 쇠사슬을 두르고 있는데 허리를 돌고 남은 줄이 마루에 줄줄 끌려다닌다. 쇠사슬이 도어 밖까지 나가 있어 끝이 없다. 도어를 닫고 소파에 힘들게 앉는다.
……(중략)……
적당한 곳에서 처가 나타난다. 과거에는 살도 쪘지만 현재는 몸이 거의 헝클어져 있다. 퇴색한 옷을 입고 있다. 소리를 안 내고 들어와 잠자는 교수의 주머니를 샅샅이 턴다. 돈을 한 주먹 쥐고 이어 교수의 가방을 턴다. 돈 부스러기를 몇 장 찾아내고 그 액수가 적음에 실망을 한다. …(중략)… 교수가 소파 앞에 굴러 있는 신문지를 집어 본다.
교수: (신문을 혼자 읽는다.) 참 비가 많이 왔군. 강원도 쪽에 눈이 굉장한 모양인데. 또 살인이야, 이번엔 두 살 난 애가 자기 애비를 죽였대. 참 지프차가 동대문을 들이받아 동대문이 완전히 무너졌군. 지프차는 도망가 버리구. 이것 봐, 내 《개성을 잃은 노동자》라는 번역품이 착취사에서 다시 나왔어. 이 씨가 또 당선됐군. 신경통에 듣는 한약이 새로 나왔는데. 끔찍해라. 남편이 자기 아내한테 또 매 맞았군.
처가 신문지를 한 장 다시 접는다. 날짜를 보더니
처: 당신두 참, 그건 옛날 신문이에요. 오늘 것은 여기 있는데.
교수: (보던 신문 날짜를 읽고) 오라, 삼 년 전 신문을 읽고 있었군. 오늘 신문 이리 주시오. (오늘 신문을 받아 가지고 다시 읽는다.) 참, 비가 많이 왔군. 강원도 쪽에 눈이 굉장한 모양인데, 또 살인이야. 이번엔 두 살 난 애가 자기 애비를 죽였대. 참, 지프차가 동대문을 들이받아 동대문이 완전히 무너졌군. 지프차는 도망가 버리구. 이것 봐, 내 《개성을 잃은 노동자》라는 번역품이 악마사에서 나왔어. 이 씨가 또 당선됐군. 신경통에 듣는 한약이 새로 나왔는데. 끔찍해라. 남편이 자기 아내한테 또 매 맞았군.
처: 참, 세상도 무척 변했군요. 삼 년 전만 해도 그런 일이 없었는데, 당신 피곤하시죠?
……(중략)……
교수 전면에 또 하나의 스포트라이트가 투사되며 천사가 역시 미소를 지으며 가벼운 발레를 추면서 들어온다. 교수는 천사를 물끄러미 바라본다.
교수: (한참 있다) 옳아, 생각이 나는 것 같아. 그래 바로 그거.
천사: 나를 완전히 잊은 줄 알았어요.
교수: (일어서며) 분명 그래. 아직 잊지를 않았어. 나의 희망, 나의 정열의 옛 모습이야.
천사: 쥐꼬리만 한 기억력이 아직 남아 있군요.
교수: 언제 어떻게 돼서 당신과 헤어졌는지 모르겠습니다. 나에게도 불타는 듯한 정열이 있었어요. 그래요. 생각이 납니다. 밤을 새워 가며 아름다움을 노래하고, 진리를 위해 온 생애를 바치겠노라고 떠들던 때……. 아, 꿈 같은 시절이었습니다. 당신은 왜 나를 버렸어요?
천사: 당신이 나를 떠났지요. 당신을 돕고 싶습니다. 그러나 이미 늦었어요. 나한테 되돌아오기는 너무 늦었어요.
교수: 내 꿈을 도로 찾아 주십시오. 생각할 힘을 주시오. 요즈음은 통 사고를 할 수가 없습니다.
천사: 사고할 필요가 없어요. 이미 사고가 난걸요.
교수: 이 함정에서 뛰어나가고 싶습니다. (천사가 서서히 사라진다.) 가지 마시오! 내 희망, 내 정열은 어떻게 되는 거요. 꿈을 주십시오! 내 꿈! 내 꿈!
꿈을 잃은 교수는 맥없이 전면을 바라보며 앉아 있다. 어둠 속에서 창을 여는 소리가 나며, 감독관이 얼굴을 나타낸다.
감독관: (회초리를 흔들며) 원고! 원고는 언제 쓰는 거야?
이 소리에 교수는 비로소 정신을 차리고 다시 비참한 표정으로 번역을 계속한다. 이러는 사이에 무대 전체가 암흑화된다.
……(중략)……
교수 퇴장, 장남 등장, 장남과 장녀는 소파에 앉아 고약한 세리*처럼 처의 귀가를 기다린다. 이윽고 처가 철문을 열고 들어온다. 피곤에 못 이겨 허둥지둥하면서도 돈 보따리는 꽉 끼고 있다. 현기증이 심한 듯 소파 앞에 무릎을 떨어뜨리며 주저앉는다. 장녀와 장남이 여전히 무표정한 얼굴로 손을 번쩍 내민다. 처는 보따리를 헤치고 돈을 나누어 준다. 돈을 받자 두 자식은 일어서서 밖으로 나간다. 경쾌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처가 마루에서 일어나 소파에 주저앉아 눈을 감는다.
출처 — 류수열 외, 『고등학교 문학』, 금성출판사, 2019, 266~270쪽
* 세리: 세금을 받는 관리.
[마]
[앞부분 줄거리] 새해 첫 출근 날, 회사에 다니는 주인공 '남자'는 밤새 내린 눈이 허리를 넘어설 만큼 쌓여 출근할 수 없게 된다. 초조함 속에서 하루를 더 보낸 남자는 결국 눈을 파헤치며 회사로 향하지만 금세 지쳐 버린다. 상사의 압박에 불안감을 느끼던 남자는 우수 사원인 유 대리 역시 출근하지 않았다는 소식을 듣고 유 대리에게 전화해 보지만 그는 전화를 받지 않는다.
빨리 안 오고 뭐 해. 과장의 문자가 도착했다. 어느새 두 시였다. 남자는 삽을 쥐고 기계적으로 움직였다. 눈을 치우는 속도가 점점 빨라졌다. 하지만 그만큼 빨리 지쳤다. 눈 속에 앉아서 쉬고 있으면 드러누워서 눈을 붙이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졌다.
……(중략)……
남자의 삽 끝에 폐지 묶음이 걸렸다. 얼어붙은 종이 뭉치는 돌덩이처럼 무거웠다. 삽으로 떠내는데 그 사이에 들어 있던 중국집 스티커가 남자의 구두 위에 툭 떨어졌다. 손바닥만 한 광고지에는 짜장면과 짬뽕, 볶음밥 사진이 인쇄되어 있었다. 하얀 눈 위에서 그 까맣고 빨간 색상은 너무나 선명했다. 남자는 자신이 아침, 점심도 거른 채 삽질을 했다는 걸 깨달았다.
……(중략)……
회사까지의 거리는 이제 삼 분의 일쯤 남아 있었다. 남자는 과장의 문자와 부장의 전화를 한 번씩 받지 않았다. 그것과는 전혀 다른 이유로 아내의 전화도 받지 않았다. 남자는 그저 파고 걸었다. 쉴 때는 허리를 펴고 목을 좌우로 돌리면서 거리를 천천히 둘러보았다. 전화는 받지 않았지만 누군가와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 마음은 어느 때보다 간절했다.
……(중략)……
한참 속도를 내고 있는데 삽 끝에 딱딱한 게 또 걸렸다. 시간은 촉박하고 마음은 급한데 발로 눌러도 삽날이 더 이상 들어가지 않았다. 남자는 일 미터쯤 떨어진 곳에 다시 삽을 꽂았다. 한 삽 떠내고 나자 또 삽이 들어가지 않았다. 생활 정보지 함이나 자전거가 쓰러진 게 아니라 공룡이라도 묻혀 있는 것 같았다. 하는 수 없이 방향을 옆으로 틀어서 팠다. …(중략)… 그것은 눈 속에 파묻힌 누군가의 휴대 전화였고 공교롭게도 빳빳하게 언 양복바지 안에 들어 있었다.
남자는 무릎을 꿇고 앉아서 삽과 손으로 눈을 파냈다. 판박이 스티커를 천천히 벗겨 낼 때처럼 눈 속에서 검은색 구두와 발, 모직으로 된 양복바지가 차례대로 모습을 드러냈다. …(중략)… 혹시라도 맥박이 뛰는지 확인하려던 남자가 바닥에 그대로 주저앉았다. 눈 속에서 화석이 된 사람은 집에도 없고 전화도 받지 않던 유 대리였다. 이 봐. 남자는 유 대리의 몸을 흔들었다. 턱에서 땀이 툭 떨어졌다. 일어나. 휴대 전화에서 다시 익숙한 멜로디의 노래가 흘러나왔다. “이봐!” 유 대리를 부르는 남자의 목소리가 떨렸다. 유 대리의 전화기를 주워 귀에 댔지만 남자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여기, 눈 속에, 유 대리가 있어요.' 하지만 그 말은 입 밖으로 나오지 않고 남자의 입 안에서 딱딱하게 굳었다.
해가 기울고 주위는 어느새 어둑어둑해졌다. 이대로 한 시간 정도만 파고 가면 회사에 도착할 수 있을 것 같은데. 남자는 회사 쪽을 쳐다보았다. 그리고 자신이 파고 온 길을 돌아보았다. 앞으로 나아가기에도 다시 돌아가기에도 만만치 않은 거리였다. 게다가 남자는 너무 지쳐 있었다. 그는 유 대리의 옆에 쪼그리고 앉아서 숨을 골랐다. 졸음이 밀려왔지만 졸지 않으려고 눈을 부릅떴다. 눈 더미는 딱딱하거나 차갑게 느껴지지 않고 그저 공원에 있는 나무 벤치 같았다. 시야가 구겨진 종이처럼 뭉개지고 있었다.
출처 — 방민호 외, 『고등학교 문학』, 미래엔, 2019, 75~81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