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균관대학교 2026 언어형 1교시
1 / 3문항카드 1 / 언어형 1교시 1번 [문제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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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시문 1〉 ∼ 〈제시문 4〉는 사회적 병리 현상에 관한 견해를 담고 있다. 제시문들을 상반된 두 입장으로 분류하고 각 입장을 요약하시오.
참조 제시문 제시문 1, 제시문 2, 제시문 3, 제시문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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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시문 (4)
제시문 1
디지털 기술은 새로운 병리 현상의 촉매가 되어 사회적 일탈을 가속하는 위험 요소로 부상했다. 데이터가 몇몇 대기업에 집중되고 알고리듬이 편향된 선택을 유도할수록 기존 사회 구조의 약점은 더 잘 드러나게 된다. 개인의 기존 선호를 강화하는 알고리듬은 자기가 미워하는 대상은 더욱 미워하고 좋아하는 대상은 더 좋아하게 만들어, 혐오와 증오가 사회 전체에 번지는 현상을 초래한다. 알고리듬을 개발하고 운영하는 거대 통신 기업은 맹목적인 이윤 추구에서 사로잡혀 사회 불신과 갈등 확산에 무책임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이러한 사회적 부작용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강력한 법적 규제와 정책 개입이 필요하다. 그러나 규제 역량이 부족한 정부는 문제를 효과적으로 해결하지 못한다. 더욱이 계층 간의 이동이 경직된 사회 구조에서는 소외 계층의 일탈이 주변으로 번질 수 있다. 이상의 복합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협치'와 '통치'의 기능적 조화가 필요하다. 통치 기구로서의 정부는 법과 제도, 규제를 통해 사회 질서를 유지하고 공공 서비스를 제공하는 역할을 맡는다. 문제 해결을 위한 제도 개선과 자원 투자는 정부가 주도해야 한다. 디지털 기술 혁신을 촉진하고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며, 기술의 윤리적 문제와 사회적 영향에 대한 논의를 주도하는 것도 정부의 중요한 역할이다. 시민단체로 대표되는 협치 기구는 정부만이 아니라 시장, 시민사회, 기업 등 다양한 주체들의 상호작용을 통해 사회 문제를 해결한다. 시민 참여 기구의 구축과 운영, 민관 협력 모델 개발, 기술 표준화 등은 협치의 차원에서 추진해야 할 과제다. 법과 제도를 통해 통치의 틀을 만들고, 그 틀 안에서 다양한 주체들이 협력하여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이 협치다. 특히 급속한 사회 변동기에는 협치와 통치를 잇는 기민한 대응이 절실하다. 디지털 기술 발전의 속도는 과거 어느 때보다 빨라졌고, 익숙한 방식으로는 해결하기 어려운 새로운 사회 문제 또한 끊임없이 생겨나고 있기 때문이다. 가령 알고리듬 추천 시스템이 특정 인종·계층을 겨냥해 상품이나 정보를 제시하거나, 혐오·차별 콘텐츠를 부각하면 소수 집단은 차별과 배제에 직면하게 된다. 편향된 정보에 노출된 대다수 사용자 역시 예외가 아니다. 2018년 미국에서 발생한 개인정보 대량 유출 사태도 협치와 통치가 적절하게 작동하지 못한 대표적인 사례다. 한 소셜 미디어 기업에서 제공한 사용자 데이터가 정치 캠페인에 활용되면서, 무단 수집된 수억 명의 이용자 정보로 분석된 맞춤형 선거 광고가 제작됐다. 당시 미국에는 개인정보 보호법이 있었지만, 해당 기업이 수집한 새로운 형태의 데이터에 직접 적용하기는 어려웠다. 이러한 문제는 미국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한국에서도 신기술이 등장하면서 발생한 사회 변화에 정부는 빠르게 대처하지 못했고, 시민사회 역시 실질적인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했다. 결국 정부와 시민사회의 협력을 통해 사회 구성원 모두가 참여하고 책임지는 체계 구축이 필요하다. 기술 발전의 혜택이 특정 계층에 편중되지 않고, 모든 사람이 안전하고 존엄하게 디지털 공간을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우리 사회의 과제다. 협치와 통치의 효과적인 협력을 통해 기술 혁신의 혜택을 모든 사회 구성원이 누릴 수 있도록 돕고 디지털 시대의 사회적 갈등을 줄일 수 있다.
출처 — (재구성)
제시문 2
고대 그리스 철학자 소크라테스의 윤리적 지식주의는 지식과 덕을 동일시한 도덕 철학으로서, 아크라시아(akrasia) 즉 의지박약의 가능성을 원칙적으로 부정하는 데까지 이르렀다. 아크라시아란 사람이 무엇이 선인지 알면서도 욕망에 이끌려 그에 반하는 행동을 하는 것을 가리킨다. 그러나 소크라테스는 선악을 알면서도 잘못을 저지르는 사람은 없다고 단언함으로써 전통적인 아크라시아의 존재를 부인했다. 소크라테스의 관점은 여전히 유효하다. 인간은 판단력을 타고나지 않으며, 옳고 그름의 구분은 경험과 성찰의 반복을 통해 형성된다. 이 훈련이 부족한 사람은 자신의 행동이 어떤 결과를 낳을지 충분히 생각하지 못한 채 종종 충동에 휩쓸린다. 예컨대 한 회사원이 경제적 이익을 위해 내부 정보를 유출했다고 가정하자. 그는 자신의 행위가 단기적으로는 유리해 보일지 몰라도 종국에는 사회적 신뢰를 훼손하고 공동체의 규범을 약화시킨다는 점을 깊이 생각하지 않았다. 부패한 정치인의 거짓 선전에 속아 타인이나 특정 집단을 혐오하는 행동도 사실 도덕적으로 약한 행위라기보다는 진실을 식별할 능력을 상실한 것이다. 악행은 판단력의 결함에서 비롯되며, 인간은 참된 앎을 깨달으면 악을 택하지 않는다. 이처럼 범죄는 어리석음의 한 형태라고 볼 수 있으므로 악을 줄이는 방법은 앎의 확장에서 찾아야 한다. 생각하는 개인은 사회의 규범을 맹목적으로 따르기보다 그것의 근거를 이해한다. 반면 생각하지 않는 개인들의 사회에서는 제도가 부패하고 권력이 도덕적 근거를 상실한다. 이해를 통한 깨달음만이 진정으로 오래 지속될 수 있는 것이다. 사유 능력의 훈련은 21세기 과학의 시대에 더욱 시급하게 요청된다. 디지털 시대의 정보 과잉은 일상화된 문제가 되었다. 스마트폰과 소셜 미디어를 통해 우리는 실시간으로 수많은 소식을 접한다. 이런 시대적 특성은 사람들을 피로하고 무감각하게 만든다. 사유하는 힘이 결여된 사람은 주의가 산만하고 인내심이 부족하다보니 정작 필요한 정보가 눈앞에 있어도 알아채지 못하며, 데이터의 홍수 속에서 여론과 감정에 휩쓸리고 복잡한 문제를 피상적으로만 이해한다. 문제는 지적 역량을 키우는 것이다. 사회가 개인의 도덕성을 단속하는 대신,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할 수 있는 지적 기반을 길러줄 때에야 비로소 자율적이고 성숙한 시민이 탄생한다. 이성이 인간의 삶을 이끌 때, 도덕은 명령이 아니라 이해가 된다. 그것이야말로 진정한 교화며, 문명의 가장 깊은 형태다.
출처 — (재구성)
제시문 3
고전적 형벌론자들은 인간을 완전한 책임능력을 지닌 주체로 전제했다. 그들은 모든 행위가 개인의 자유의지에 의해 선택된 결과라고 믿었으며, 범죄 역시 예외가 아니라고 보았다. 이 논리에 따르면 범법자는 스스로 선악과 시비를 가릴 능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의도적으로 악을 택한 사람이며, 범죄는 개인의 타락과 부도덕함에서 비롯된 일탈이었다. 이러한 관점에서 법은 인간의 본성을 제어하고 공포를 통해 질서를 강제하는 장치로 이해되었으며, 형벌의 원리는 '보복'과 '응징'이었다. 따라서 초기 근대 유럽의 형벌은 현대인의 눈으로 볼 때 몹시 잔혹하게 집행되었으며, 죄를 밝혀내고 처벌하기 위해서 고문도 합법으로 인정되었다. 단순한 절도죄로 중형을 선고받는 일이 비일비재했으며, 중범죄를 저지른 수인들은 형언할 수 없는 끔찍한 방법으로 공개 처형되었다. 이런 형벌은 죄인의 행위에 걸맞은 응보로서 정당화되었고, 사법은 이와 같은 처벌 체계를 운용해야 할 책임을 진 국왕의 당연한 대권으로 인식되었다. 그러나 18세기 말 영국의 철학자 윌리엄 고드윈은 이러한 전통적 형벌론이 경제와 교육 부문에 존재하는 현실적 불평등과 같은 사회적 맥락과 구조적 요인을 무시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어떤 가난한 청년이 부자의 보석을 훔쳤다고 하더라도, 고드윈은 그 청년이 도덕적으로 타락한 존재니까 처벌하자고는 말하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그는 청년의 행위가 자신이 처한 극심한 빈곤 상태와 부나 명예 같은 문화적 목표 사이의 괴리를 극복하려는 조급하고 절망적인 몸부림이라고 보고, 진정한 책임은 그러한 상황을 조장한 사회에 있다고 판단한다. 범죄의 근본적 원인은 개인의 악의가 아니라 사회에 만연한 물질만능주의에 있으므로, 청년을 투옥하는 일은 사회적 책임을 은폐·회피하는 일이 된다. 고드윈은 형벌의 실효성에도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가혹한 형벌이 범죄를 감소시키기는커녕 인간을 더 교활하게 만들고 제도에 대한 불신과 적대감을 심화시키리라 예상했다. 또한 사회의 임무가 인간을 처벌로 길들이는 것이 아니라 인간이 타고난 여러 역량이 발휘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만일 한 외국인 노동자가 체류 허가가 끝난 뒤에도 다른 사람의 신분을 빌려 계속 일했다면, 그것은 형식상 분명 범법행위다. 그러나 그 행위는 노동법과 이민 제도의 구조적 배제 때문에 발생한 것이며, 법과 제도가 현실의 인간 조건을 외면한 결과다. 문제의 핵심은 이주노동자 개인의 불법적 선택이 아니다. 오히려 그 노동자가 정직하게 살아도 결국 여러 권리에서 배제되게 만드는 사회 구조와 제도에 책임이 있는 것이다. 이러한 고드윈의 관점은 정의 개념을 '개선'과 '회복'의 과정으로 규정함으로써 전통적 형벌론을 극복하고, 형벌의 목적을 공포에서 개혁으로, 도덕의 근거를 개인에서 사회로 이동시켰다. 법과 정치의 목적이 인간을 단죄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이 선을 선택하게 만드는 조건을 조성하는 데 있다고 역설한 것이다. 이런 관점은 동시대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했던 체사레 베카리아나 볼테르 같은 문인들의 사상에서도 나타났으며, 프랑스혁명과 나폴레옹 제국의 시대를 거치면서 사회철학의 중요한 바탕이 되었다. 나아가 이 새로운 사상의 조류는 19세기 후반 여러 학제가 독립적으로 학문 분과로서 등장한 후 현대 법학‧사회학 이론은 물론이고 수많은 국가의 형법에도 각인되었다. 공개처형과 고문을 금지하고 잔인한 형벌을 배척하며 징역과 구금의 목적을 수인의 교화 및 재사회화로 전환하는 계기가 된 것이다. 이처럼 고드윈의 사상은 형벌의 철학을 근본적으로 재구성했을 뿐 아니라, 개선이 가능한 사회의 구조 안에서 형성되는 인간 삶의 이론적 토대를 마련한 혁명적 기획이었다.
출처 — (재구성)
제시문 4
코로나19 팬데믹은 우리에게 덕성의 중요성을 일깨우는 동시에, 개인의 윤리적 성찰이 부족할 때 사회 질서가 얼마나 취약해지는지를 보여주는 성숙과 성찰의 계기였다. 방역 초기 한국인의 자발적 참여는 급속도로 감염이 확산하는 해외 사례와 비교되어 국가적 자부심이 되었다. 마스크 착용, 사회적 거리 두기, 손 씻기와 같은 기본적인 방역 수칙 준수는 공동체에 대한 책임감과 배려심을 보여주는 생생한 실현이었고, 국가 공동체가 위기를 함께 극복할 수 있다는 믿음을 심어주었다. 하지만 일부 시민들의 방역 수칙 위반과 자가격리 이탈은 윤리적 실패의 단면이었다. 이들의 무책임한 행동은 감염 확산을 가속화하고 사회를 마비시켰다. 2020년 2월 초까지만 해도 10명 이하였던 코로나 확진자 수는 3월 초에는 1,000명을 넘어섰고, 3월 말에는 4,000명을 돌파했다. 확진자 증가로 감염 우려가 커지면서 방역 조치는 더욱 강화될 수밖에 없었다. 2020년 3월 말에는 검역·격리·감염자 관리에 관한 법적 근거인 코로나19 방역법 초안이 정부에서 통과됐다. 이와 함께 전자출입명부와 안심밴드 등의 강력한 하향식 통제 정책이 도입된다. 이러한 통제 정책은 시민들의 이동을 제한해서 감염 위험을 최소화하는 데는 효과적이었지만, 개인의 자유를 침해하고 사회 불신을 심화하는 부작용을 낳았다. 제도가 완벽더라도 시민 개개인의 도덕적 책임감이 부족하면 사회 전체의 안전을 확보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코로나 방역을 위한 자발적 시민봉사 단체가 조직되어 마스크 부족 사태에 대응했던 것은 자발적 행동의 실제적인 효과를 보여준 사례다. 지역 주민들이 모여 비상식량 배급 네트워크를 구축해 물자 부족에 대응한 것이다. 이와 같은 구체적 실천은 개인의 덕성이 어떻게 사회 전체의 복지와 질서로 이어지는지를 보여준다. 행복한 삶의 기초는 덕 있는 삶의 실현이며, 성숙한 인격의 완성은 건강한 사회 질서와 공동선 실현의 기반이 된다. 시민 각자가 성실, 배려, 정의, 책임감 같은 핵심 가치를 내면화하지 않으면 사회는 유지될 수 없다. 이러한 과정에는 책임과 의무를 둘러싼 복잡한 사회 관계가 얽혀있다. 팬데믹 동안에 근거 없는 음모론이 급속도로 퍼지며 사회적 혼란을 초래했던 사건을 생각해 보자. 백신 부작용에 대한 과장된 주장이나 검증되지 않은 치료법은 시민들의 불안감을 증폭시켰고, 방역 정책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렸다. 정보 공론장에서 시민은 수용자인 동시에 진위를 판별하고 책임감 있게 공유할 주체이기도 하다. 따라서 사회 전체의 안전과 질서를 유지하는 일에 시민의 책임감은 과소 평가될 수 없는 요소다. 감시와 통제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모든 시도는, 시민들 스스로 더 좋은 세계를 만들 가능성을 억누르는 결과로 이어진다. 진정한 변화는 억압이 아닌 자신의 가치관에 따른 선택과 실천에서 시작된다.
출처 — (재구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