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균관대학교 2026 언어형 2교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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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시문 1〉 ~ 〈제시문 4〉는 공익 실현의 방법에 관한 견해를 담고 있다. 제시문들을 상반된 두 입장으로 분류하고 각 입장을 요약하시오. (40점)
참조 제시문 〈제시문 1〉, 〈제시문 2〉, 〈제시문 3〉, 〈제시문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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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시문 (4)
〈제시문 1〉
현실 세계에서 사람들은 욕심에 사로잡히곤 한다. 그리고 그 욕심이 군자가 되는 길을 가로막는다. 소인의 경우 어떤 일을 하는데 자신의 사사로운 이익과 욕망에 관계된 것이라면 이 일이 자기에게 이익이 되는 것인가 하는 생각에 늘 집착한다. 이들은 다른 사람과 서로 친하게 지낼 때에도 자신의 사적인 입장에서 계산하고 비교하는 마음이 생겨나서, 내게 좋은 것은 이렇게 하고 또 내게 좋지 않은 것은 다르게 한다. 소인처럼 이기적이고 사특한 마음으로 세상을 살게 되면 마음이 졸렬해지고 주위 사람들도 떠나서 삶이 힘들어진다. 여기에서 군자와 소인의 차이가 드러난다. 군자는 일상생활에서 항상 의로움을 추구하고 공공의 이익을 지향한다. 다른 사람과 친하게 지낼 때에도 군자의 뜻과 생각은 크고 넓다. 소인처럼 마음의 병인 인욕(人欲)에 이끌리지 않고 보편적으로 부여받은 도덕성이자 자연적인 이치인 천리(天理)를 따라 살아간다. 천리는 천지 만물에 터럭만큼이라도 떨어지거나 간격이 벌어지는 법이 없으며 한순간이라도 멈추는 일이 없다. 크게는 천지의 작용, 작게는 만물의 소멸과 성장, 한 사람의 마음의 운용, 넓게는 우주에 가득 차 있는 모든 것들에 관통되어 있다. 그래서 천리를 따르는 군자는 늘 행동이 도리에 부합하고, 자연적인 도리를 따르기에 마음도 편안하다. 부모의 자녀를 향한 사랑과 자녀의 부모를 향한 효는 과거나 지금이나 공평하게 적용되는 공통의 도리이다. 내가 부모가 되었을 때, 자녀가 되었을 때 그 도리에 맞게 하는 것은 내 안에 있는 도에 맞게 실행하는 삶으로, 이는 군자가 지향하는 삶이다. 이처럼 군자는 모두가 보편적으로 공유하고 있는 도덕성, 인간이 따라야 할 도리, 애초에 사(私)와 분리되지 않는 공(公)을 지향한다. 또한 인(仁)은 사람이 본래 가지고 있는 이치이다. 이것은 천지가 만물을 낳는 마음으로 공평무사하다. 마치 봄이 되면 천지가 온화한 기운으로 온 생명의 싹을 틔워내듯이 만물이 제 모습대로 살아갈 수 있게 하는 것이 바로 인이다. 인간에게 인은 사람답게 살아갈 수 있는 근거가 된다. 그래서 인이 깃든 마음을 자기만 생각하는 이기적인 마음이 가로막지만 않는다면 곧 타인과 내가 하나가 되며, 사물과 내가 하나가 되어 공공의 이익이 실현되는 길이 활짝 열릴 것이다. 그렇다면 그것이 어떻게 가능한가? 우선 자기 자신에 비추어 보아서 자기가 바라는 것을 다른 사람도 바란다는 것을 알고, 자기가 바라는 것을 다른 사람도 이룰 수 있도록 돕는 방법이 인을 발휘하는 것이다. 인간은 태어나면서부터 이미 자신 안에 천지의 공평무사한 마음이 깃들어 있으므로 이러한 자신에 비추어 보아서 상대를 이해할 수 있다. 공과 사를 관통하며 이 둘의 조화를 이룰 수 있는 도덕적 근거가 이미 우리 마음 안에 부여되어 있는 것이다. 이러한 마음으로 우선 자신에게서 가까운 관계의 사람들로부터 그들이 원하는 삶, 선한 삶을 이룰 수 있게 해주면 그 영향력이 먼 데까지 확장되어 모두가 더불어 사는 세상을 실현하고 세상이 잘 다스려질 것이다. 자율적으로 인을 실현할 수 있으면 공익이 자연히 실현될 수 있다.
출처 — 미조구치 유조, 『중국의 공과 사』, 신서원, 2004, 21-26쪽 (재구성)
〈제시문 2〉
인간은 어떤 존재인가. 인간은 이기적·합리적 존재로서 누구나 자신의 편의와 이익을 추구하려는 기본적인 속성을 지니고 있다. 그런데도 인간이 누구인지를 명확하게 정의하는 것이 어려운 까닭은 인간이라면 누구나 처해 있는 이중성의 지위와 관련이 있다. 인간은 개인으로서의 지위와 공동체 구성원으로서의 지위를 동시에 갖는다. 개인의 존재적 이중성은 오늘날 국가의 행정에 관한 논의에서 공적 영역과 사적 영역의 구분으로 발현된다. 사(私)의 영역은 개별적인 신체질서의 인간이 행복을 추구하는 공간이며, 공(公)의 영역은 공동체가 집단적 이익을 추구하는 공간이다. 개인은 살면서 여러 공동체에 속하게 되지만, 공적 영역을 규정짓는 가장 기본적인 단위는 국가이다. 단기적으로 사적 영역에서의 이익 추구가 공적인 이익의 추구와 충돌하는 경우가 발생하므로, 공적 이익의 실현은 일정한 강제력을 가진 행위자를 필요로 한다. 국가는 우월한 강제력을 특징으로 하는 공동체로서 공적 영역의 가장 적합한 행위자이다. 그렇지만 공익의 실현이 오로지 국가에 의해서만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우리가 현재 공익이라고 생각하는 많은 일이 과거에는 국가가 아닌 개인들의 주도로 실천되었는데, 도덕 및 종교가 공익을 위한 자발적 헌신을 이끌어내는 데 활용되기도 했다. 예를 들어 어떤 종교는 빈민의 구휼을 사람이 마땅히 실천해야 할 인생의 가치로 규정하였는데, 국가 복지제도가 부재한 상황에서 개인들이 자발적으로 재해나 사회 약자에게 기여하는 효과가 발생하기도 했다. 국가의 집단적 이익의 실현을 규범적으로 직접 도맡는 경우라 하더라도 어디까지가 공적 영역인가에 대한 질문이 발생한다. 많은 정치 문화에서 공과 사의 개념을 상정하고 그들을 서로 대비되는 영역으로 인식하면서도, 구체적으로 어디까지가 공의 영역이며 어디까지가 사의 영역인지에 대한 판단은 시대와 장소에 따라 차이가 있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일부 국가에서는 사회주의 정권이 들어섰으며, 서구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복지국가가 출현하였다. 보편적 인권 개념과 현대사회의 정교한 관료제에 힘입어 많은 나라에서 공익 추구의 주체가 국가로 규정되었고, 이전 시대에 온전히 사적 영역으로 간주되던 실업, 출산, 육아, 가사노동, 건강 등의 현안이 공적 실천의 대상으로 인정되었다. 합리적인 법과 제도, 전문적이고 과학적인 행정은 현대 국가가 공익을 효과적으로 실천할 수 있게 한다. 또한 공식적 제도가 가지는 투명성은 시민들에게 신뢰를 주며, 일부 사회 구성원들이 자신의 공적 기여를 회피하거나 전가할 수 없게 한다.
출처 — 배수호, 홍성우, 『공사관 이해를 위한 통합적 개념의 탐색과 적용: 제자백가 사상을 중심으로』, 행정논총, 2020, 139-172쪽 (재구성)
〈제시문 3〉
○○마을은 맞벌이 부부의 공동육아를 위한 자발적 협력관계에서 출발하여 생활공동체와 대안 가족공동체로까지 발전하게 된 사례이다. 어린이집 개원으로 마을 내 육아 문제를 해결하였고, 이는 공동육아협동조합의 설립으로 이어졌다. 조합의 주요 구성원인 맞벌이 부부들(여성과 남성 모두 포함)은 조합의 운영뿐만 아니라 어린이집 교사나 직원의 역할을 적극적으로 담당하였다. 이후 친목 행사, 상담, 부모교육 등을 진행하면서 형성된 친밀한 관계는 나눔 장터나 취미 모임 같은 다양한 생활공동체의 모임으로, 더 나아가 가족 내부의 사적인 내용들까지도 대화를 통해 공유하고 격려할 수 있는 대안 가족공동체로까지 발전하였다. ○○마을은 초등학교 방과후교실, 대안학교 설립, 지역방송 개설, 저소득층 노인 및 아동 돌봄 사업 등 지역사회 복리 증진을 위한 자율적·자치적 공익사업으로까지 확장하여 나아갔다. 친밀하지 않은 낯선 사람들과는 다양하고 비판적인 의사소통이 이뤄지기 어렵다는 점에서, 기존에는 친밀성이 공적 영역으로 들어올 수 없는 것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최근 가족적 친밀성이 공적 영역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주장이 여러 실제 사례들로부터 증명되고 있다. 친밀한 관계는 사회적으로 자신의 인격적 개체성과 자율성을 바탕으로 한다는 점에서 혈연, 지연, 학연을 바탕으로 형성되던 전통적 의미에서의 인간관계와는 질적으로 다르다. 친밀성은 외부적인 조건이나 제도적 규범에 따라 형성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신념체계나 내적 기준에 준거하여 자율적으로 이뤄진다. 따라서 가족의 가부장적 관계 질서에 갇힌 억압의 공간에서 벗어나 가족 구성원들의 친밀한 관계를 바탕으로 한 자율적·민주적 공간으로도 탈바꿈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사적 영역의 정서적 만족, 배려, 돌봄, 공통적인 관심사를 공유하면서 형성된 친밀성이 민주주의와 공익 실현을 위한 장으로까지 확대되는 사례들을 살펴볼 때, 친밀성은 공공복리, 공공안전 등 공익을 실현하는 핵심적 기제로 인정받을 수 있다. 친밀성 영역에서 개인 간의 친밀한 관계가 개인 상호 간의 인격적 신뢰와 사회적 연대를 강화할 수 있고, 더 나아가 민주주의와 공익을 실현할 수 있는 것이다. 이와 더불어 친밀성 영역에서 다루어지는 개개인의 삶에 관한 문제는 자신의 실존적 경험을 바탕으로 비판적으로 다뤄질 수 있으며, 이는 추후 사회변혁 운동의 실천으로 이어질 수 있는 동력이 된다. 이처럼 근래에 논의되고 있는 친밀성은 자신의 인격적 개체성과 자율성을 바탕으로 하여 공적 차원으로까지 확장될 여지를 충분히 가지고 있다. 친밀성은 공(公)과 사(私)를 관통하여 공과 사의 조화 및 통합에 기여한다. ○○마을 사례에서 보듯이 오늘날 사회에서 친밀성은 가족이라는 제도의 울타리에 갇힌 고정된 성격의 것이 아닌 다양한 관계의 형식을 통해서도 추구될 수 있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친밀성은 가족의 틀 안에 제한되지 않고 친구나 연인, 지역자치회, 육아 공동체, 동호회 등과 같이 관계 자체가 목적이 되는 순수한 관계로 확장될 수 있다. ○○마을 사례에서와 같이 친밀성 영역에서의 열린 지향성을 기반으로 하는 네트워크는 민주주의와 공익 실현을 위한 가능성을 담고 있다. 친밀한 인간관계를 통해 사적인 문제에 대해 서로 깊이 공감할 수 있는 것이다. 친밀성을 기반으로 한 인간관계와 자발적으로 형성된 커뮤니티 속에서의 교류와 소통을 통해 각자의 고통을 드러내고, 이것이 사회 문제로 가시화되면서 공적 차원에서 다뤄야 할 사안으로 등장하게 된다. 친밀성을 통해 우리는 사적인 문제를 서로 공감하고 개인 스스로 성찰하고 나아가 어떤 행동을 해야 하는지 선택하고 실행할 수 있는 역량을 배양하게 된다. 이는 결과적으로 공적 영역에서의 활동을 추동하는 동력이 되며 공익의 실현으로까지 이어지는 것이다.
출처 — 문성진, 『현대성과 공공성』, 박영사, 2023, 73-75, 91-96쪽 (재구성)
〈제시문 4〉
그리스어로 공(公)과 사(私)에 대응하는 용어는 코이논(koinon)과 이디온(idion)이다. 코이논은 공유, 공동성을 의미한다. 코이논의 가장 기본적인 단위는 폴리스(polis)로 규모는 작지만 주권을 가지고 있던 도시국가들이었다. 이와 달리 이디온은 구별, 분리를 의미하며, 공적 공간 밖에서 그 자체의 목적을 가지고 존재하는 가정, 취미, 기호 등을 포함했다. 고대 그리스의 많은 폴리스도 공익과 구분된 사적 영역을 인정하고 존중하였다. 그러나 공익을 위한 개인의 기여 역시 강조하였는데, 자신들의 복리가 공동체의 복리에 의존한다는 것을 깨닫고 있었기 때문이다. 주기적으로 반복되는 전쟁과 자연재해는 사적 영역의 안녕이 오로지 폴리스의 성공으로 보장된다는 것을 알려주었다. 폴리스는 자아의식을 가지고 있는 개인들의 단순한 집합이 아니라, 그들이 소속감과 책임감을 느끼고 헌신하는 정치적 존재였다. 그러나 사적 공간에서의 행복과 공익을 위한 헌신 사이에는 늘 갈등이 존재했다. 그러므로 고대 그리스의 모든 폴리스는 공익을 위한 시민들의 참여나 헌신을 끌어내기 위한 나름의 제도를 두고 있었다. 폴리스 전체의 이익을 위해 사적 영역이 일방적인 희생을 강요받았던 스파르타에서와 달리, 아테네는 시민이 직접 참여하는 공론의 장을 통해 시민의 폴리스에 대한 기여를 끌어냈다. 아테네인들은 정치적 참여를 중요한 도덕적 가치로 여겼으며, 공론의 장에서 결정된 사항을 따를 책임이 있었다. 페리클레스는 전쟁터에서 나라를 위해 싸우다 전사한 용사들을 추도하는 연설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우리는 이웃 나라의 어떤 법·제도도 부러울 것이 없는 정치체제를 갖추고 있습니다. 소수가 아닌 다수에 의해 다스려지기 때문에 이름 또한 민주정이라 불리고 있습니다. 개인 간의 분쟁과 관련해서는 법률상 모두에게 평등이 주어지고, 일상생활 속에서도 자유롭게 지냅니다. 한 사람 안에 자신의 일만이 아니라 나랏일을 배려하는 마음이 함께 있어서, 모든 현안은 토론을 통해 결정합니다. 토론은 행동을 방해하는 장애물이 될 수 없습니다. 오히려 해야 할 일을 행동으로 옮기기 전에 미리 토론을 통해 행동의 방향을 이끌어낼 수 없는 것이야말로 장애물이라고 여깁니다.” 공론을 통한 의사결정은 시민에게 폴리스에 대한 의무를 부과하는 수단이었지만, 동시에 시민의 자유로운 삶을 보장한다는 의미도 있었다. 아테네인들은 전쟁과 세금을 비롯한 여러 문제에서 공론적 결정에 따라야 했지만, 그 밖의 사항에서는 개인적 자유를 추구할 수 있었다. 페리클레스의 말처럼 그들은 “한 사람 안에 자신의 일만이 아니라 나랏일을 배려하는 마음이 함께” 있었지만, 여기서 말하는 배려심은 공공의 이익을 위한 자발적인 희생이 아닌 정치적 참여와 공적인 결정에 대한 복종으로 나타났다.
출처 — 임의영, 『공공성의 이론적 기초』, 박영사, 2019, 20-26쪽 (재구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