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여자대학교 2026학년도 인문계열Ⅱ
총점 40점문제 2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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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적 이해비판적 이해
문제(2)
1-(1)배점 20점
제시문 [가]의 관점에서 제시문 [나]의 '잔인함'에 대해 평가하시오.
참고 제시문[가][나]
1-(2)배점 20점
제시문 [다]의 '공화주의'에 대한 설명을 바탕으로 제시문 [가]의 한계를 논하시오.
참고 제시문[가][다]
제시문(3)
[가]펼치기 +접기 −
사람은 처음 태어나면서부터 각기 자기 욕망과 자기 이익을 추구하였다. 천하에 공공을 이롭게 하는 일이 있어도 누구도 그것을 일으키려고 하지 않았고, 공공을 해치는 일이 있어도 누구도 그것을 제거하려고 하지 않았다. 이때 어느 한 사람이 나와서 자기 개인의 이익을 이익으로 여기지 않고 천하로 하여금 그 이익을 받게 하며, 자기 개인에게 해로운 것을 해로움으로 여기지 않고 천하로 하여금 그 해로움을 내버리게 하였다. 이 사람의 수고는 필시 천하 사람들보다 천만 배는 되었다. 천만 배의 수고를 하면서도 자기는 또한 그 이익을 누리지 않으니, 필시 천하 사람들이 기꺼이 하고자 하는 바가 아니었다. 그래서 옛날의 군주 가운데 이모저모 생각해서 군주의 자리에 오르려고 하지 않은 자는 허유(許由)와 무광(務光)이었다. 비록 군주의 자리에 올랐으나 또한 물러난 자는 요(堯)와 순(舜)이었다. 처음에는 군주의 자리에 오르지 않으려 했으나 물러나지 못한 자는 우(禹)였다. 어찌 옛날 사람이라고 다를 바가 있겠는가? 편안함을 좋아하고 수고로운 것을 싫어하는 것은 일반 사람들의 감정과 같다.
그러나 후대의 군주들은 그렇지 않다. 천하의 이익과 해로움의 권한이 모두 군주 자신에게서 나온다고 여기며, 천하의 이익을 전부 자기에게로 돌리고, 천하의 해로움을 전부 남에게로 돌리면서 또한 잘못이라는 생각이 없다. 천하 사람들로 하여금 감히 자기 욕망과 자기 이익을 추구하지 못하게 하면서, 자기의 매우 사사로운 것을 천하의 공적 임무라고 생각한다. (중략) 옛날에는 천하 사람이 주인이고 군주는 객이었다. 군주가 일생 동안 경영한 것은 천하를 위한 것이었다. 지금은 군주가 주인이고 천하가 객이 되었다. 무릇 천하가 안녕을 얻지 못하는 것은 군주 때문이다. 군주가 천하를 얻지 못했을 때는, 천하 백성들의 간과 뇌를 상하게 하고 천하 백성들의 자녀를 이산시켜 자기 한 사람의 재산을 넓히면서도 조금도 잔인하다고 생각하지 않으며, “나는 오로지 나의 자손을 위해 창업을 한 것이다.”라고 말한다. 군주가 이미 천하를 얻고 나서는, 천하 백성들의 골수를 빼내고 천하 백성들의 자녀를 이산시켜 자기 한 사람의 음란한 쾌락을 추구하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며, “이것은 나의 재산에서 나온 이자이다.”라고 말한다. 그러한즉 천하의 큰 해가 되는 것은 군주뿐이다. 만약 군주가 없다면 사람들이 각자의 이로움을 취할 수 있을 것이다. 오호! 어찌 군주를 둔 도리가 본래 이와 같았겠는가!
출처 — 김태웅 외, 『고등학교 『동아시아사』』, 미래엔, 2018, 119쪽 (재구성)
[나]펼치기 +접기 −
저는 모든 군주들이 잔인하지 않고 인자하다고 생각되기를 더 원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그렇지만 자비를 부적절한 방법으로 베풀지 않도록 조심해야 합니다. 체자레 보르자는 잔인하다고 평가되었지만, 그는 엄격한 조치들로 로마냐 지방의 질서를 회복하였고, 그 지역을 통일하였으며, 또한 평화롭고 충성스러운 지역으로 만들었습니다. 그의 행동을 잘 생각해 보면, 잔인하다는 평판을 듣는 것을 피하려고 피스토이아가 사분오열되도록 방치한 피렌체인들과 비교할 때, 보르자가 훨씬 더 자비롭다고 판단할 수 있을 것입니다. 따라서 현명한 군주는 자신의 신민들의 결속과 충성을 유지할 수 있다면, 잔인하다는 비난을 받는 것을 걱정해서는 안 됩니다. 왜냐하면 지나친 자비로움으로 무질서를 방치해서 많은 사람이 죽거나 약탈당하게 하는 군주보다, 소수의 몇몇을 시범적으로 처벌함으로써 기강을 바로잡는 군주가 실제로는 훨씬 더 자비로운 셈이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전자는 공동체 전체에 해를 끼치지만, 후자는 단지 특정 개인들만을 해치는 것에 불과합니다. 그리고 신생 국가는 위험으로 가득 차 있기 때문에, 군주 중에서도 특히 신생 국가의 군주는 잔인하다는 평판을 피할 수가 없습니다.
출처 — 이삼형 외, 『고등학교 『독서』』, 지학사, 2021, 98~101쪽 (재구성)
[다]펼치기 +접기 −
공화국은 누가 그것을 행사하건 무제한적이고 원칙이 없는 권력에, 그리고 폭군정에 대항한다. 그것이 한 사람의 지배이건 한 분파의 지배이건 또는 공동체의 이익에 반해 그들의 이익을 우위에 놓는 다수의 지배이건 관계없이 그러하다. 공화국의 이념은 군주정과의 대립 속에서 이해되고 변호된다. 그 이유는 군주정 하에서 자유란 항상 한 사람의 자의에 의존하기에 좋은 주인이 악하게 될 수 있듯이 선한 군주도 악하게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입헌군주제에서도 군주는 비록 법과 의회의 힘에 제한받지만, 태생에 의해 다른 시민들에게는 없는 특권들과 힘을 가진다. 따라서 그는 공화국이 소중히 여기는 평등이라는 근본원칙을 범하게 되는 것이다.
공화주의는 다른 기존의 정치사상들과 구분되어 왔는데, 그 이유는 공화국과 자유의 이념 때문만이 아니라 그 양자가 존속하기 위해서는 시민적 덕성이 필요하다는 이념적 주장 때문이기도 하다. 공화주의 정치이론가들은 무수히 반복하기를, 공화국은 그들의 독립을 빼앗으려는 외부의 침략자들로부터 방어되어야 하며, 법을 좌우지하려 하면서 자의적으로 행동하려 하고 다른 시민들을 그들의 예속자로 만들려는 군주와 귀족들로부터 보호되어야 한다고 했다. 공동체의 자유를 위협하는 가장 큰 위험은 정치적 부패로서, 이것은 시민들로 하여금 인간, 인간사, 사물에 대해 지식을 가지고 판단할 능력을 상실하게 하고, 따라서 시민들이 덕과 악덕을 혼동하도록 만들고, 억압에 저항하고 불의에 맞서는 도덕적 힘을 빼앗아버리며, 그들로 하여금 복종하도록 하고 아첨하게 만든다. 공화국을 외세, 폭군 그리고 부패로부터 보호하기 위해서는 헌법, 법률 그리고 기타 규정만으로는 부족하고 다음과 같은 것들이 필요하다. 즉, 개인의 이익이 공공선의 일부라는 것을 시민들에게 이해시키는 특별한 형태의 지혜, 관대한 정신, 공적 삶에 참여하고자 하는 정당한 욕구, 그리고 억압자에게 저항하려는 의지가 요구된다.
출처 — 정상봉 외, 『고등학교 『윤리와사상』』, 교학사, 2025, 184쪽 (재구성)
출제의도펼치기 +접기 −
■ 문항 1-(1)
이 문항은 군주의 덕목과 책임에 관한 두 글을 읽고 각각의 핵심적인 쟁점을 명확하게 파악하고 있는지 묻고 있다. 정확한 이해력과 문제 해결 능력, 그리고 이를 구체적 상황에 적용하여 분석할 수 있는 논리적 사고를 종합적으로 평가하기 위해 출제하였다.
■ 문항 1-(2)
이 문항에서는 공화국과 공화주의의 특징을 논리적으로 제시한 주장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이를 활용하여 군주정의 한계를 비판할 수 있는 독해력과 응용력을 평가하고자 하였다. 제시문에 대한 정확한 이해는 물론 각 글의 요지를 비교 분석하는 능력과 이를 논리적으로 서술할 역량을 갖추고 있는지 확인하고자 하였다.
문항해설펼치기 +접기 −
제시문 [가]는 미래엔 『동아시아사』 교과서에 수록된 황종희의 『명이대방록(明夷待訪錄)』 일부를 발췌한 것이다. 이 글은 민본적 사상을 바탕으로 군주의 전제정치를 통렬히 비판한다. 태초의 군주가 자기의 이익보다 천하의 이로움을 추구했던 반면, 후대의 군주는 천하의 이익과 해로움의 권한을 모두 장악하여 오로지 자신만의 이익을 추구하고 있는 현실을 지적하면서, 군주가 천하의 가장 큰 해로움이 되었고 군주를 둔 원래 뜻과도 멀어지게 되었다고 진단하고 있다.
제시문 [나]는 지학사 『독서』 교과서에 실린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의 일부이다. 이 글에서는 군주의 인자함과 잔인함에 관해 논하면서 진정한 자비는 필요할 때 잔인한 방법을 쓰는 것임을 서술하고 있다. 잔인하다는 평판을 피하려고 우유부단한 방법을 쓰면 오히려 공동체 전체의 피해를 초래한다. 반면 단호한 조치를 취해 특정 개인을 처벌하면 잔인하다는 평판을 받을 수 있지만 공동체 전체를 구함으로써 결과적으로는 자비로움이 된다는 것을 설명하고 있다.
제시문 [다]는 교학사 『윤리와사상』 교과서에 실린 비롤리의 『공화주의』 일부를 발췌한 글이다. 이 글에서는 공화국이 시민들의 자유와 평등에 기반함을 설명하면서 무제한적인 권력과 자의적인 지배에 기반한 군주정과 대비됨을 설명한다. 또한 이 글에서는 법률 이외에 시민적 덕성이 공화주의의 핵심 가치임을 설명하고 있다.
■ 문항 1-(1)
이 문항은 응시자들로 하여금 제시문 [가]의 관점으로 제시문 [나]의 '잔인함'을 평가하도록 하였다. 제시문 [가]는 군주가 공익과 사익 중 어느 것을 우선시하는지에 따라 극단적으로 대비됨을 보여준다. 반면, 제시문 [나]에서는 군주의 공동체를 위한 잔인한 행위가 결과적으로 자비로운 행위임을 서술하고 있다. 문항 1-(1)에서는 한 제시문의 관점으로 다른 제시문의 핵심 문제의식을 평가하도록 함으로써 응시자들이 충분한 사고력과 논리력을 갖고 있는지 평가하고자 하였다.
제시문 [가]에서는 공익을 추구했던 태초의 옛 군주와 대비하여 사익만을 추구함으로써 천하의 혼란을 초래한 후대 군주의 모습을 비판적으로 서술하면서 공익 추구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제시문 [나]에서는 군주의 잔인함과 인자함에 대한 평판을 비교하면서, 군주 개인에게는 이롭지 않은 잔인하다는 평판이 공동체에는 실제적인 자비가 됨을 설명한다. 군주가 잔인하다는 평판을 듣기 싫어 인자한 방법을 사용하면 무질서를 방치하여 공동체 전체에 해를 끼치지만, 잔인한 방법으로 소수만 처벌하면 공동체 전체의 질서와 평화를 유지할 수 있기 때문에 결국 더 자비롭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군주 개인의 평판보다는 공동체 전체의 이익을 우선적으로 생각해야 함을 주장하고 있다.
■ 문항 1-(2)
이 문항은 제시문 [다]의 '공화주의'에 대한 설명을 바탕으로 제시문 [가]의 한계를 설명하도록 하였다. 이를 통해 응시자들이 제시문 [다]에 나타난 '공화주의'의 특징과 차별성을 정확히 이해하고 이를 바탕으로 제시문 [가]의 한계를 논리적으로 제시할 수 있는지 파악하고자 했다. 제시문 [다]의 '공화주의'는 무제한적인 권력의 자의적 행사에 반대한다. 이를 통해 자유와 평등을 수립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권에 반대하고 평등과 자유를 옹호하는 공화주의는 또한 시민적 덕성에 의존한다. 시민적 덕성은 시민들의 지혜, 관대한 정신, 공적 삶에의 참여 욕구 그리고 억압에의 저항 의지를 필요로 한다.
이러한 공화주의의 관점에서 제시문 [가]는 군주정의 한계를 명확히 드러내고 있다. 사익을 추구하지 않고 공익을 추구한 옛날의 선한 군주도 결국 후대에는 사익만을 추구하는 폭군들이 빈번하게 나타난다. 이는 군주제가 한 사람의 자의에만 의존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폭군은 사람들을 자기 이익 추구의 대상이자 도구로 취급하고, 사람들의 자연스러운 자기 이익 추구도 제한한다. 제시문 [다]의 공화주의가 무소불위의 절대권력과 자의적 지배를 비판하고 시민적 덕성을 강조했다면, 제시문 [가]의 군주제는 자의적 권력 속에서 사익만 추구하고 백성들을 예속시켜 스스로 판단하고 저항할 힘마저 빼앗고 있음을 추론할 수 있다. 주어진 자료와 관계없이 공화주의와 군주정에 관련한 배경지식을 나열하거나, 제시문 [가]에만 국한하여 답안을 작성한 경우에는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없도록 출제하였다.
출제근거펼치기 +접기 −
[12독서02-01]독서글에 드러난 정보를 바탕으로 중심 내용, 주제, 글의 구조와 전개 방식 등 사실적 내용을 파악하며 읽는다.[12독서03-02]독서사회·문화 분야의 글을 읽으며 제재에 담긴 사회적 요구와 신념, 사회적 현상의 특성, 역사적 인물과 사건의 사회·문화적 맥락 등을 비판적으로 이해한다.[12윤사04-01]윤리와 사상동·서양의 이상사회론들을 비교하여 현대 사회에 주는 시사점을 추론할 수 있다.[12윤사04-03]윤리와 사상개인과 공동체의 관계, 개인의 권리와 의무, 자유의 의미와 정치 참여에 대한 자유주의와 공화주의의 입장을 비교하여, 개인선과 공동선의 조화를 위한 대안을 모색할 수 있다.
국어과 교육과정 교육부 고시 제2015-74호 [별책5] · 도덕과 교육과정 교육부 고시 제2015-74호 [별책6]
공식 채점기준펼치기 +접기 −
구성요소별 배점표배점 공개
1-(1)번 문제총점 20점
| 구성요소 | 배점 | 핵심 키워드 |
|---|---|---|
| 군주에 대한 제시문 [가]의 관점 설명 | 6점 | 제시문 [가]는 공익(천하의 이익)을 우선하는 옛날의 군주와 사익(자기 이익)만을 추구하는 후대 군주를 대비적으로 설명, 군주가 공익보다 사익을 우선하면 백성과 천하의 혼란에 빠짐 |
| 제시문 [가]의 관점에서 제시문 [나]의 '잔인함' 평가 | 10점 | 제시문 [나]의 '잔인함'은 군주가 사익보다 공익을 우선하기 위한 단호한 조처에서 발생한 불가피한 모습, 인자하다는 평판을 추구하는 군주는 결과적으로 공동체 전체를 위기에 빠트릴 수 있음, 지나친 자비로움은 공동체보다 개인의 이익을 우선시했다는 점에서 제시문 [가]의 후대 군주의 잔인함과 큰 차이가 없음, 제시문 [나]의 '잔인함'은 공동체의 질서와 평화를 위한 군주의 더 큰 자비로움이라는 점에서 역설적 |
| 형식의 완결성 | 4점 | 답안 서술 구조의 완결성, 어휘 및 문장 전체의 표현력, 분량 배분 |
1-(2)번 문제총점 20점
| 구성요소 | 배점 | 핵심 키워드 |
|---|---|---|
| 제시문 [다]의 공화주의에 대한 설명 | 8점 | 공화주의는 자유와 평등을 옹호하며, 무제한적이고 원칙 없는 권력에 반대함, 공화주의가 다른 정치사상과 구별되는 것은 시민적 덕성, 공화국을 지키기 위해서는 헌법과 법률 이외에, 개인의 이익을 지키는 지혜와 관대한 정신, 정치 참여와 억압자에 저항하는 의지가 요구됨 |
| 제시문 [다]의 공화주의와 대립되는 제시문 [가]의 군주정의 한계 | 8점 | 군주 한 사람의 무제한적이고 자의적인 권력 행사에 기반함, 선한 군주도 악하게 될 수 있음, 다른 사람들의 자유와 평등을 범할 수 있음, 정치적 부패로 사람들의 판단 능력과 도덕적 힘을 상실시켜 예속 관계를 강화함 |
| 형식의 완결성 | 4점 | 답안 서술 구조의 완결성, 어휘 및 문장 전체의 표현력, 분량 배분 |
채점 서술 지침
1-(1) 군주에 대한 제시문 [가]의 관점 설명(6점) / 제시문 [가]의 관점에서 제시문 [나]의 '잔인함' 평가(10점) / 형식의 완결성(4점). 1-(2) 제시문 [다]의 공화주의에 대한 설명(8점) / 제시문 [다]의 공화주의와 대립되는 제시문 [가]의 군주정의 한계(8점) / 형식의 완결성(4점).
예시답안펼치기 +접기 −
1-(1)
제시문 [가]는 공익과 사익의 대비 속에서 올바른 군주의 모습에 관해 서술한다. 옛날의 군주가 천하의 이익이라는 공익을 위해 일했던 반면, 시대가 흘러 후대의 군주는 자기 개인과 후손의 사익만을 추구함으로써 백성의 삶이 피폐해지고 천하는 혼란에 빠졌다. 천하 백성을 상하게 하면서 자기 재산을 넓히고 쾌락을 추구하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는 후대 군주는 천하의 큰 해가 되었고, 본래 군주를 세운 도리와도 맞지 않게 되었다.
사익만을 추구하는 군주가 결국 사회적 혼란을 초래한다는 관점에서, 제시문 [나]의 '잔인함'은 군주가 자신의 평판보다 공동체의 이익을 위해 내린 단호한 조처에서 발생하는 불가피한 모습이다. 단호한 대처는 특정 개인의 처형 등으로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잔인하다는 평판을 피할 수 없다. 그러나 인자하다는 평판을 얻기 위해 지나친 자비로움으로 일관할 경우, 공동체 전체의 피해라는 더 잔인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이는 공동체의 이익보다 개인의 평판을 우선시했다는 점에서 제시문 [가]의 후대 군주의 잔인함과 큰 차이가 없다.
이렇게 볼 때, 군주는 공동체의 안전과 이익을 위해서 개인에게는 이롭지 않은 잔인하다는 평판까지 감수해야 한다. 이처럼 제시문 [나]의 '잔인함'은 역설적이지만 공동체에 질서와 평화를 가져오기 위한 군주의 더 큰 자비로움인 셈이다.
1-(2)
제시문 [다]의 공화주의는 자유와 평등을 옹호하며, 무제한적이고 원칙 없는 권력에 반대한다. 공화주의가 다른 기존의 정치사상들과 구분되는 이유는 시민적 덕성이 필요하다는 이념적 주장 때문이다. 공화국은 독립을 위협하는 외부의 침략자, 법을 좌우지하며 자의적으로 행동하는 폭군, 다른 시민들을 예속시키려는 부패로부터 보호되어야 한다. 공화국을 이들로부터 지켜내기 위해서는 헌법과 법률의 지배를 강화하는 한편, 개인의 이익을 지키는 지혜와 관대한 정신, 정치에의 참여 욕구와 억압자에 저항하는 의지 등의 시민적 덕성이 필수적이다.
제시문 [다]의 공화주의의 특징을 바탕으로 볼 때, 제시문 [가]는 군주정의 한계를 잘 보여준다. 우선 군주정은 군주 한 사람의 무제한적이고 자의적인 권력 행사에 기반한다. 사람은 태어나면서부터 자기 욕망과 자기 이익을 추구하기 마련이므로, 처음의 선한 군주도 결국 악하게 변하는 것을 막기 어렵다. 또한, 군주는 태생적으로 특권과 힘을 가져 다른 사람들의 자유와 평등을 범할 수 있다. 특히 군주의 자의적인 권력 행사와 사익 추구로 인한 정치적 부패는 사람들의 판단 능력과 억압에 저항하고 불의에 맞서는 도덕적 힘을 상실하게 한다. 그 결과 예속 관계가 강화되어 천하의 모든 사람을 군주 한 사람에게 복종하고 아첨하게 만든다.
요컨대 제시문 [다]의 공화주의가 무소불위의 절대권력과 자의적 지배를 비판하고 시민적 덕성을 강조한다면, 제시문 [가]의 군주는 사익만 추구하고 백성들을 예속시켜 스스로 판단하고 저항할 힘마저 빼앗고 있다.